로켓처럼 올리고 깃털처럼 내리는 가격: 기업 탐욕 인플레 재현인가

로켓처럼 올리고 깃털처럼 내리는 가격: 기업 탐욕 인플레 재현인가

로켓처럼 올리고 깃털처럼 내리는 가격: 기업 탐욕 인플레 재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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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부터 휘발윳값, 식품가격까지 모두 오르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의 발생 원인을 수요나 공급의 초과에서 찾아왔다. 그런데 팬데믹을 거치면서 기업의 탐욕적인 가격 인상이 인플레의 원흉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번 고물가의 재등장이 혹시 탐욕 인플레이션에서 비롯된 건 아닌지 알아봤다. 서울 시내 한 프랜차이즈 매장의 키오스크에 가격 조정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기업이 여력이 충분히 있는데도 가격을 인상할 만한 이유가 있다며 제품값을 끌어올리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다. 경제학자들은 경제에 불온한 기운이 감돌면 기업이 로켓처럼 빨리 가격을 올리고은행예금금리비교
, 공급망이 정상으로 돌아와도 깃털처럼 천천히 가격을 내린다고 말해왔다. 이른바 '로켓과 깃털' 효과다. 경제학적으로는 "생산자가 소매업자에게 제시하는 도매가격(산출가격·output price)은 원자재 등 생산자가 부담하는 원가(투입가격·input price)의 변화에 대칭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고 표현한다. 실제로 배당금 계산
그럴까. 중동 위기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휘발유 가격부터 보자. 서울시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6월 들어 16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17일 현재 1L당 1706.35원으로 올랐다. 지금 팔고 있는 보통휘발유는 최소 2개월 전에 계약한 물량이다. 수송과 정제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수입 석유는 몇년 전에 계약한 장기 물량이 70%시흥보금자리
를 차지한다. 현물을 샀다고 가정하면, 정유사는 중동 브렌트유를 4월 17일 L당 0.42달러(배럴당 67.96달러)에 구매한다. 5월 17일 수송을 시작해 L당 0.02달러(배럴당 4달러 기준) 수송비를 더해 석유 가격은 0.44달러가 된다. 6월 10일께 이를 정제하면 보통휘발유 가격은 정제마진 10.00달러를 더한 10.44달러로 올미즈사랑 대출
라간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전인 6월 13일 정유사는 L당 1575.10원에 보통휘발유를 주유소에 공급했다. 이 물량을 서울 주유소들은 현재(6월 17일 현재) L당 1706.35원에 팔고 있다. 최근까지 유가는 안정적 흐름을 보였기 때문에 아직은 특별한 이상 현상이 관측되진 않지만, 일반적으로 정유사의 공급가격은청약부금
브렌트유 선물 가격과는 다르게 움직인다. 쉽게 말해서 휘발유 소매가는 일종의 '시가'처럼 움직인다. 수많은 경제학자가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무엇일지를 연구하는 데 인생을 바쳤다. 이 분야에서 유명한 학자가 오스트리아학파의 기원으로 꼽히는 카를 멩거다. 멩거는 경제학의 아버지라는 애덤 스미스를 반박한 자유주의자였다. 적금담보대출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어떤 상품의 가치는 그 상품의 구매로 지배하거나 구매할 수 있는 타인 노동의 양과 같다"고 주장했지만, 멩거는 "상품의 가치는 본질적으로 완전히 주관적"이라며 상품의 가격이 구매자의 주관적 가치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아무리 비싸도 수요가 있으면 팔린다는 얘기다. 현대저축은행 매각
[자료 | 대한석유협회·한국석유공사·언론보도 종합,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쉽게 말해, 애덤 스미스는 경제 구성원인 노동자의 복지와 행복 증진이 곧 국가의 발전이라고 봤고, 멩거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인 독점과 같은 현상에 국가가 간섭하는 게 오히려 시장신용평가회사
의 실패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시장의 독점이 결과적으로는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멩거의 주장은 현실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세계에 독점을 처벌하지 않는 나라는 단 한곳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멩거의 이론을 배경으로 "기업의 생산 원가를 묻지 말아야 한다"는 극단적 논리를 주장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기업의 생산비gtx
용을 논하는 행위 자체가 마르크스주의의 변형이라는 파괴적인 주장이다. 그런데 멩거의 가격이론은 그렇게 쓰긴 힘들다. 멩거조차 "독점 공급자가 더 높은 비용으로 제한된 양을 시장에 공급해 발생하는 공동체의 '좌절'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실 세계에서 모든 고수익은 원가를 절감현대자동차 무이자할부
하거나 수익률을 최대화하는 데서 발생한다. 유엔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생산 과정에서 추가된 이런 수익, 이를테면 부가가치로만 세계 무역 통계를 작성하기도 한다. 기업과 국가의 수익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팬데믹 기간에도 경제학자들은 제품 가격 인상의 원인을 찾기에 분주했다. 팬데믹 초기 인플레이션 원인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데 있다는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공급망이 재가동되고, 원자재 가격은 정상적으로 돌아왔는데도 기업들은 가격인상을 멈추지 않았고, 이는 물가에 압박을 가했다. 이때 등장한 학자가 이사벨라 베버 매사추세츠대 교수다. 베버는 2021년 12월 영국 가디언에 '전략적 가격 통제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데 도움이 될까?'라는 기고문을 게재하며 이렇게 주장했다. "기업들의 이익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 이번 인플레이션의 주요 요인이다. 정부가 전략적인 가격 통제를 해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 기업들이 가격을 급등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기업 이익이 물가를 들어 올린다는 베버 교수의 '이익·물가 나선효과'는 초기 강한 비난에 부닥쳤지만, 멩거의 이론과는 달리 현실 세계에서 서서히 받아들여졌다. 유럽연합(EU)은 전략적 가격 제한 이론을 응용해 천연가스 가격 상한제를 시행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2023년 5월 "일부 산업의 기업들이 인플레이션으로 발생한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상황에서 자신들의 비용이 늘어난 것 이상으로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해 수익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2022년 워싱턴DC 의사당 앞에서 '기업 탐욕을 끝장내자'는 푯말을 놓고 연설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3년 6월 블로그에 "지난 2년간 유럽의 인플레이션 상승의 절반은 기업 이익이 증가해서 생긴 것"이라며 "ECB 물가상승률 목표인 2%를 충족하려면 기업들이 지금보다 더 적은 이익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도 베버 교수 이론을 받아들였다. 미국 50개주洲 중에서 40개 이상 주의회가 경제위기 상황에서 주 법무부장관이 가격을 과도하게 인상하는 회사를 조사하고, 기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폭리 방지법(price-gouging bans)'을 입법했다. 밥 케이시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은 지난해 9월 가디언 기고에서 "기업의 탐욕이 물가 상승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주정부가 아닌 미국 연방 차원에서 폭리 방지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도 기업의 폭리 추구에 대처할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한정연 더스쿠프 기자 jeongyeon.ha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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